임신 중에도 일한다는 것 — 하루 2시간이 실제로 바꾸는 것
세 번 임신하는 동안 제일 힘들었던 건 일이 아니었습니다. 아침 지하철에서 서 있는 40분, 점심시간을 쪼개 다녀오는 산전 진료, 그리고 저녁까지 버티는 마지막 두 시간. 매번 같은 세 가지였습니다.
첫아이 때는 제도가 있는 줄도 몰라 그냥 버텼습니다. 나중에야 근로기준법 제74조를 직접 찾아 읽었는데, 그때는 쓸 수 있는 구간이 지금보다 짧았습니다. 그리고 조문에서 정작 중요한 문장은 “2시간”이 아니라 그다음 줄에 있었습니다.
핵심은 “2시간”이 아니라 “임금 삭감 없이”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은 하루 2시간 근로시간을 줄이는 제도입니다. 8시간 근무자는 6시간이 됩니다. 1일 근로시간이 8시간 미만인 경우에도 1일 6시간이 되도록 단축을 허용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결정적인 조항은 시간이 아니라 임금 쪽에 있습니다. 사업주는 근로시간 단축을 이유로 임금을 삭감할 수 없습니다. 근무 시간은 줄지만 급여는 그대로입니다. 근로기준법 제74조에 따른 강행규정이라 사업주가 거부할 수도 없습니다.
이 문장을 처음 읽었을 때 솔직히 두 번 읽었습니다. 저는 막연히 줄어든 만큼 급여가 깎이는 제도인 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알고 있으면 아예 신청을 안 하게 됩니다. 제 주변에도 같은 오해로 안 쓴 사람이 여럿 있었습니다.
이 점이 출산 후에 쓰는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과 다릅니다. 육아기 단축은 줄어든 시간만큼 고용보험에서 급여를 지원하는 구조인 반면, 임신기 단축은 회사가 임금을 그대로 지급합니다. 이름이 비슷해 같은 제도로 착각하기 쉬운데 재원과 구조가 다릅니다.
32주로 앞당겨진 것의 의미
대상 기간은 임신 후 12주 이내와 32주 이후입니다. 원래 후기 기준은 36주 이후였는데, 2025년 2월 23일 시행으로 32주 이후로 확대됐습니다.
제가 임신했던 시절에는 후기 기준이 36주였습니다. 그래서 가장 힘들었던 32~36주 구간을 세 번 다 그냥 버텼습니다. 4주가 늘어난 것뿐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임신 후기의 4주는 짧지 않습니다. 배가 커지면서 이동 자체가 부담이 되고, 검진 주기도 2주에서 1주 간격으로 짧아지는 시기입니다.
그리고 유산·조산 위험이 있어 의사 진단을 받은 경우에는 임신 전 기간에 걸쳐 단축을 쓸 수 있습니다. 12주와 32주 사이의 공백 구간도 진단이 있으면 열립니다. 고위험으로 관리받는 중이라면 이 조항을 가장 먼저 확인하시길 권합니다.
조리도리 근로시간 단축 가이드 신청 시점과 필요한 서류를 순서대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바로가기신청은 개시 전에, 서류는 회사마다 다르다
단축은 개시 예정일 전에 회사에 신청서와 임신을 증명하는 진단서 등을 제출해 신청합니다. 구체적인 서류와 기한은 회사 규정에 따라 다르므로 인사팀 안내를 함께 확인하는 편이 확실합니다.
실전 팁. 진단서는 진료 갈 때 미리 받아두는 게 좋습니다. 신청서를 쓰려는 시점에 서류가 없어 다시 병원에 가야 하면, 그 왕복이 또 반차입니다.
사업주가 부여를 거부하거나 임금을 깎는 경우, 이는 강행규정 위반으로 처벌 대상입니다. 국번 없이 1350(고용노동부 상담) 또는 관할 고용노동청에 상담·신고할 수 있습니다.
2시간을 어디에 쓸지 미리 정해두면 다르다
제도를 쓰기로 했다면 그 2시간의 용도를 미리 정해두는 편이 낫습니다. 그냥 “일찍 퇴근”으로 두면 업무가 뒤로 밀려 결국 같은 시간에 끝납니다. 이건 제가 직접 겪은 실패입니다.
세 번 겪으며 이 시간이 실제로 유용했던 지점은 셋이었습니다.
- 산전 진료를 근무 시간 안에 넣기 — 반차를 쓰지 않아도 됩니다. 후기에는 진료가 1주 간격이라 이게 제일 큽니다.
- 출퇴근 혼잡 시간대 피하기 — 앉아서 갈 수 있느냐 없느냐가 그날 컨디션을 좌우합니다.
- 미뤄지기 쉬운 결정 처리하기 — 조리원 견학·상담이 대부분 평일 낮입니다.
특히 세 번째. 조리 관련 상담은 근무 중에는 계속 미뤄지다가 선택지가 좁아진 뒤에야 하게 됩니다. 첫아이 때 제가 한 곳만 보고 계약한 이유도 결국 시간이 없어서였습니다. 계약 전에 확인할 항목은 아래 체크리스트에 있고, 무엇을 먼저 정해야 하는지는 출산 전 결정 순서에서 다뤘습니다.
단축 시간을 신청서에 적을 때 팁 하나. 저는 “오전 1시간 늦게, 오후 1시간 일찍”으로 나눴습니다. 아침 지하철과 저녁 지하철을 둘 다 피할 수 있어서, 한쪽에 2시간을 몰아 쓰는 것보다 체력 소모가 적었습니다.
출처: 조리도리 (joridori.com)